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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소식]치열하게 버텨와준 브리즈 이야기

2024-11-08
조회수 88

경남 함안의 시보호소로부터 온 전화 한 통. 교통사고인지, 길가에 미동조차 없이 앉아있던 아이가 간신히 숨만 쉬는 상태로 구조되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아이는 안락사 명단에 올라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위태로웠습니다. 함안에서 서울까지의 이동수단을 확보할 시간을, 그리고 이어질 5시간 이상의 이동을 버텨줄 수 있는지 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기적을 바라며 아이를 차에 태웠습니다. 

작은 손길에도 부서져버릴것만 같은 이 치즈 고양이는 하루를 꼬박 채운 끝에 나비야사랑해 연계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이의 추정 나이는 1년 남짓. 선천적인 장애로 시력을 거의 상실했으며 구순구개열로 태어나 정상적인 식사조차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이의 작디 작은 몸에는 진드기가 여기저기 붙어 피를 빨고 있었습니다. 

보통 구개열을 가진 고양이들은 갓 태어나 엄마 젖을 빠는 순간부터 위험에 빠지곤 합니다. 입 천장이 열려있어 젖을 먹는 순간 폐로 들어가 호흡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설령 사람의 살뜰한 보살핌이 있더라도 구개열인 아이들의 사망률은 매우 높습니다. 하물며 길 위에서 약한 몸으로 태어나 1년이라는 시간을 이 아이가 살아내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버텼을까요. 

당장의 내일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는 온 힘을 다해 살아내고 있습니다. 볕이 좋은 가을날 만나게 된 아이에게 '어텀 브리즈'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 적당한 온도의 가을 바람처럼 '브리즈'가 오늘을 무사히 버티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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